무슬림 왕세자 살만은 왜 5000억 원짜리 '예수 그림'을 샀을까 — 살바토르 문디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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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만 원짜리 그림이 5000억 원이 되기까지

[미술을 읽어드립나다] 영상에서 양정무 교수님의 재미난 강의를 듣고 궁금해져서 자료들을 찾아보았어요.
무슬림 왕세자인 살만은 왜 카톨릭의 예수님 그림을 어마어마한 돈을 지불했는지 궁금했습니다.
아무리 돈이 많다 하더라도 왜 하필 예민한 종교화를 선택했을까요?

무슬림 왕세자는 왜 '예수 그림'을 샀나?


1958년, 영국의 한 경매장에서 낡고 훼손된 그림 한 점이 단돈 45파운드, 우리 돈으로 약 8만 원에 팔렸습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제자가 그린 모작"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채였죠.

그로부터 약 60년 뒤인 2017년 11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 같은 그림이 무려 4억 5,000만 달러(한화 약 5,000억 원)에 낙찰되며 인류 미술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웁니다.
20분 넘게 이어진 치열한 전화 응찰 끝에 나온 숫자였습니다.

가격보다 더 큰 충격은 따로 있었습니다.
이 그림을 손에 넣은 사람이 다름 아닌 이슬람 국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MBS)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죠.

그림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예수 그리스도. 무슬림이 예수의 초상화를, 그것도 세계 최고가로 사들인 이 사건은 지금까지도 미술계와 국제 정치를 아우르는 뜨거운 화두로 남아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이 그림 한 점에 얽힌 돈과 종교, 그리고 권력의 이야기를 따라가 봅니다.

[미술 읽어드립니다] 양정무 교수님의 강의를 참고했습니다.



목차

​살바토르 문디, 어떤 그림인가

'살바토르 문디(Salvator Mundi)'는 라틴어로 '세상의 구원자'라는 뜻입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복장을 한 예수 그리스도가 오른손을 들어 축복을 내리고, 왼손으로는 투명한 수정 구슬을 쥐고 있는 반신상 초상화로, 가로 45.4cm, 세로 65.6cm의 비교적 작은 화폭에 담겨 있습니다.

살바토르 문디 원본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1500년경 그린 것으로 추정되며, 인물의 표정을 부드럽게 표현하는 다빈치 특유의 기법인 '스푸마토'가 눈에 띕니다.
[스푸마토 기법]
이탈리아어 sfumare(연기처럼 사라지다) 유래했으며, '연기처럼 흐린'을 뜻합니다.
색상 간의 전환을 부드럽게 하여 인간의 눈이 초점을 맞추는 영역 넘어 초점이 맞지 않는 면을 모방하는 회화 기법으로 르네상스 시대의 정통 회화 기법 중 하나입니다.


검은 배경 속에서 은은하게 떠오르는 예수의 얼굴은 그의 대표작 '모나리자'와 자주 비교되며 '남성 모나리자(Male Mona Lisa)'라는 별칭까지 얻었습니다.

기록상 이 그림은 16세기 후반 영국 국왕 찰스 1세가 소장했다는 흔적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춥니다. 이후 수백 년간 행방이 묘연했다가 1900년 영국의 수집가 프랭시스 쿡의 손에 다시 등장했고, 당시엔 이미 다빈치의 원작이 아닌 제자의 모작으로 여겨져 있었습니다.
그렇게 헐값에 거래되던 그림은 2005년 미국의 미술상 로버트 사이먼 등에게 재발견되며 진품 여부를 둘러싼 정밀 감정이 시작됩니다.

살바토르 문디 작품 복원

8만 원에서 5,000억 원으로: 가격이 폭등한 이유

살바토르 문디의 몸값이 치솟은 결정적 계기는 복원과 재감정이었습니다.
미술 복원가 다이앤 모데스티니가 수년에 걸쳐 덧칠을 벗겨내고 원형을 되살렸고, 2011년 영국 내셔널갤러리가 이 작품을 다빈치의 진품 전시회에 포함시키면서 공식적으로 '다빈치 작품'이라는 권위를 얻게 됩니다.

이때부터 그림의 손바뀜이 급격히 빨라집니다.
* 2013년, 스위스 미술상 이브 부비에가 약 8,000만 달러에 구입
* 같은 해, 러시아 사업가 드미트리 리볼로블레프가 약 1억 2,750만 달러에 매입
* 2017년 11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4억 5,000만 달러(수수료 포함 약 4억 5,030만 달러)에 최종 낙찰

12년 만에 가격이 약 4만 5,000배로 뛰어오른 셈입니다.
다빈치라는 이름값과 '경매 역사상 최고가'라는 크리스티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맞물리며 벌어진, 미술 시장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가격 폭등이었습니다.

크리스티 최고가 경매 5천억원

구매자는 누구인가: 베일에 싸인 소유 구조

크리스티는 공식적으로 그림의 구매자를 사우디의 왕자 '바드르 빈 압둘라'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이 왕자가 5,000억 원에 달하는 거액을 감당할 만한 자산가로 알려진 적이 없다는 점에서 외신들은 곧바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은 취재를 통해 실제 구매자가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라고 보도했습니다.

무함마드 빈 살만이 살바토르 문디 그림의 주인이되다
  
이후 아부다비 문화관광부가 "루브르 아부다비 박물관에 전시하기 위해 그림을 확보했다"고 발표하면서 사우디 왕실과의 연관성이 사실상 공식화됩니다.

하지만 2018년으로 예정됐던 루브르 아부다비 전시는 돌연 무산됐고, 그림은 한동안 자취를 감췄습니다.
2019년에는 빈 살만 왕세자 소유의 초호화 요트에 그림이 보관돼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며 다시 한번 화제가 됐습니다.

무슬림이 예수 그림을 산 까닭

바로 이 지점에서 많은 사람이 고개를 갸웃했습니다.
이슬람은 예수(이사)를 존경받는 예언자로 인정하지만, 신을 형상화하거나 인물을 종교적 숭배 대상으로 시각화하는 것에는 전통적으로 매우 신중한 입장을 취해 왔기 때문입니다.
그런 문화권의 최고 실권자가 다름 아닌 예수의 초상화를, 그것도 세계 최고가로 사들인 것은 표면적으로만 보면 상당히 이례적인 선택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종교적 행위가 아니라 철저히 정치·문화적 전략으로 해석합니다.
핵심은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는 사우디의 대규모 국가 개혁 프로젝트, '비전 2030(Vision 2030)'입니다.

비전 2030은 석유 수출에 의존해 온 사우디 경제를 관광·문화·엔터테인먼트·혁신 산업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국가적 프로젝트입니다.
이 구상의 한 축으로 사우디는 최근 몇 년간 문화·예술 인프라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리야드에 새로운 대형 박물관을 건립해 살바토르 문디를 핵심 소장품으로 전시하려 한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습니다.

즉, 세계적인 걸작을 소유하는 행위 자체가 사우디 왕실의 부와 안목, 그리고 국제적 위상을 과시하는 하나의 '문화 외교' 수단이라는 해석입니다.

파리 루브르의 모나리자에 필적할 만한 상징적 소장품을 손에 넣음으로써, 석유 국가라는 이미지를 넘어 문화 강국으로 도약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여전히 끝나지 않은 진위 논란

이 그림을 둘러싼 논쟁은 가격이나 종교적 아이러니에 그치지 않습니다.
정말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진품인가를 둘러싼 논란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일부 미술사학자들은 예수가 들고 있는 수정 구슬의 묘사가 다빈치 특유의 정밀한 광학적 표현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 그리고 그림의 상당 부분이 복원 과정에서 새로 그려지다시피 했다는 점을 근거로 다빈치의 '온전한 원작'이라기보다는 공방 제자들이 주로 작업한 그림에 다빈치가 일부 손을 댄 정도일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반면 2018년 루브르박물관 산하 프랑스 박물관 연구·복원센터가 엑스레이 형광분석 등 정밀 감정을 통해 다빈치가 다른 작품에서도 사용한 이탈리아산 호두나무 판자, 말년의 기법과 일치하는 물감 성분 등을 근거로 진품이라는 결론을 내린 바도 있습니다.
이 그림이 만약 진품이 아닌 것으로 최종 판명된다면, 역사상 가장 비싼 위작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복원 이전의 살바토르 문디

그림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2017년 낙찰 이후 살바토르 문디는 대중 앞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요트 보관설, 스위스 제네바의 프리포트(비과세 미술품 보관 창고) 보관설 등 다양한 추측이 나돌았을 뿐, 정확한 소재는 여전히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이 대중에게 전혀 공개되지 않는 현실을 두고 "문화적 손실"이라는 비판도 제기됩니다.
반면 사우디 측이 준비 중인 리야드의 신설 박물관이 완공되면, 이 그림이 마침내 상설 전시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이 우리에게 남기는 것

살바토르 문디 사건은 단순히 "비싼 그림이 팔렸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 안에는 세 가지 흥미로운 층위가 겹쳐 있습니다.

1. 미술 시장의 경제학: 진위 논란이 있는 작품조차 '다빈치'라는 이름과 마케팅, 희소성이 결합하면 천문학적 가격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

2. 국가 브랜딩으로서의 예술: 예술품 소장이 개인의 취향을 넘어 국가 이미지와 소프트파워를 구축하는 전략적 자산으로 활용된다는 점

3. 종교와 정치의 실용적 분리: 종교적 상징성이 강한 작품이라 해도, 국가 전략 앞에서는 얼마든지 실용적으로 재해석될 수 있다는 점

5,000억 원짜리 예수 그림 한 점이 보여주는 것은 결국 21세기 미술 시장이 예술 그 자체보다 자본, 이야기, 그리고 국가 권력이 얽힌 거대한 무대가 되었다는 사실일지도 모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관람 되었던 살바토르 문디


자주 묻는 질문

Q. 살바토르 문디는 정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인가요?
공식 감정 기관들은 진품으로 판단했지만, 일부 미술사학자들은 여전히 회의적인 입장입니다.
복원 과정에서 원형이 많이 훼손됐다는 점이 논란의 핵심입니다.

Q. 그림은 지금 어디서 볼 수 있나요?
2017년 낙찰 이후 일반에 공개된 적이 거의 없으며, 정확한 소재도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향후 사우디 리야드에 건립 예정인 박물관에서 전시될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Q. 왜 무슬림 왕세자가 예수 그림을 샀나요?
종교적 이유라기보다 사우디의 국가 개혁 프로젝트 '비전 2030'의 일환으로, 문화적 위상과 국제적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소장으로 해석됩니다.

결론|논란의 한가운데에 있어도 사람들은 이 그림 앞에서 멈춰 섰다

〈살바토르 문디는 비싼 그림으로만 기억되지는 않습니다.
이 작품은 '진품 논란', '세계 최고가 경매', '행방의 미스터리', 그리고 '무슬림 국가의 왕세자가 예수의 초상화를 소유했다는 이야기'까지 수많은 화제를 만들어냈습니다.

누군가는 투자라고 말하고, 누군가는 정치적 상징이라고 해석하며, 또 다른 누군가는 문화 외교의 전략으로 바라봅니다.
여기에 작품의 진위와 복원 상태를 둘러싼 논쟁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논란의 한가운데에 있어도 사람들은 이 그림 앞에서 멈춰 섰다는 것입니다.

500년 전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남긴 한 점의 그림은 시대와 종교, 국경을 넘어 오늘날까지도 사람들의 호기심과 토론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결국 <살바토르 문디>의 가장 큰 가치는 캔버스 위의 물감이 아니라, 수세기 동안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생각하게 만드는 힘인지도 모릅니다.

'왜 이 작품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그림이 되었을까?'
'왜 무슬림 지도자가 예수의 초상화를 사들였을까?'
그 질문을 품고 작품을 바라보는 순간, 우리는 이미 이 그림이 가진 영향력 안으로 들어와 있는 것입니다.

어쩌면 세계 최고가라는 기록보다 더 놀라운 사실은, 수많은 논란 속에서도 사람들의 시선을 멈추게 만드는 힘을 지금도 잃지 않았다는 점일 것입니다.

이 그림을 보고 감동하던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 솔직히 진위 여부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어요.
각자의 예수님의 모습을 가슴에 새긴다면 돈으로도 바꿀 수 없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마음속에 예수님을 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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