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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없이 폭염의 여름을 보낸다고?
여름철 유럽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놀라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호텔이나 집에 에어컨이 없는 곳이 생각보다 많다"는 점입니다.
한국에서는 여름철 에어컨이 필수 가전이지만, 유럽에서는 오랫동안 에어컨이 '사치품' 또는 '굳이 필요 없는 제품'으로 여겨졌습니다.
그런데 최근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해 유럽의 폭염이 해마다 심해지고 있고, 극심한 더위로 인한 사망자도 증가하면서 유럽 사회는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유럽에 에어컨이 적은 이유와 폭염에 취약한 배경을 알아보겠습니다.
목차
유럽에는 왜 에어컨이 거의 없었을까?
1. 원래는 에어컨이 필요 없는 기후였다
유럽 대부분 지역은 오랫동안 여름이 비교적 짧고 서늘했습니다.
영국,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등 북서유럽은 한여름에도 실내가 견딜 만한 온도를 유지하는 날이 많았기 때문에 에어컨 설치가 일반적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난방 시설이 훨씬 중요했고, 건축 역시 추위를 견디는 방향으로 발전했습니다.
그래서 유럽에서는 에어컨보다 난방비를 걱정하는 문화가 더 익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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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정영진의 나쁜 질문 유럽 북서부 여름 평균 기온 |
2. 추위에는 강하지만 더위에는 약한 유럽 건축
유럽 건물은 대부분 수십 년에서 수백 년 전에 지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특징은 두꺼운 석조 벽, 단열 성능이 높은 구조, 작은 창문, 난방 효율을 높이는 설계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겨울에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최근처럼 며칠씩 이어지는 폭염에서는 실내에 열이 축적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낮 동안 흡수한 열이 밤에도 빠져나가지 않아 실내 온도가 계속 높게 유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유럽에서 밤에도 기온이 충분히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건강에 큰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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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위에 강하지만 더위에는 약한 유럽 건축 |
3. 유네스코 문화유산 때문에 에어컨 설치가 어려운 곳도 있다.
유럽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도시와 역사적인 건물이 많습니다.
이러한 지역은 건물 외관을 보존하기 위한 규제가 매우 엄격합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실외기 설치 제한, 외벽 훼손 금지, 건축물 외관 변경 제한 등의 규정 때문에 일반적인 벽걸이 에어컨 설치가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물론 유네스코 자체가 일률적으로 에어컨 설치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며, 각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문화재 보존 규정에 따라 설치 기준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이동식 에어컨이나 중앙 냉방 시스템을 사용하는 사례도 점차 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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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네스코 문화유산 때문에 에어컨 설치가 어려운 곳 |
4.환경을 생각하는 문화도 영향을 미쳤다
유럽은 오래전부터 에너지 절약과 탄소배출 감축을 중요하게 생각해 왔습니다.
에어컨은 전력 소비가 큰 가전제품이기 때문에 자연환기, 외부 차양 설치, 두꺼운 커튼, 야간 환기 등으로 여름을 보내는 문화가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이러한 방식만으로는 더위를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유럽은 가장 빠르게 뜨거워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아시아가 가장 빨리 더워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WHO는 유럽 지역이 세계 6개 WHO 권역 가운데 가장 빠르게 온난화되고 있는 지역이라고 설명합니다.
최근에는 40℃를 넘는 폭염으로 밤에도 식지 않는 열대야 현상이 일어나서 폭염 경보 증가가 일상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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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정영진의 나쁜 질문 유럽의 기록적인 폭염 |
폭염으로 사망자가 계속 늘고 있는 이유
폭염은 "덥다"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고온이 지속되면서 심혈관질환, 호흡기질환, 탈수, 열사병과 같은 위험을 크게 높입니다.
특히 노인과 만성질환자는 매우 취약합니다.
WHO에 따르면 2000~2019년 전 세계에서는 매년 약 48만9천 명이 열 관련 원인으로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약 36%가 유럽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2022년 여름 유럽에서는 약 6만1천 명 이상의 초과 사망이 폭염과 관련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최근에도 유럽 각국에서는 폭염 기간 동안 초과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이러한 현상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제 유럽도 에어컨을 찾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습니다.
폭염이 반복되면서 신축 아파트에는 냉방시설을 기본 적용하고 호텔도 에어컨 설치를 확대하며 이동식 에어컨 판매가 증가하고 냉방센터(Cooling Centre)를 운영하는 도시도 늘고 있습니다.
WHO 역시 폭염은 충분히 대비 가능한 재난이며, 폭염 경보와 냉방 공간 확보, 취약계층 보호 정책이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마무리
과거의 유럽은 "에어컨이 필요 없는 대륙"이었습니다.
하지만 기후변화는 유럽의 여름을 완전히 바꾸고 있습니다.
오래된 건축물, 문화재 보존 규제, 에너지 절약 문화는 한때 유럽의 장점이었지만, 기록적인 폭염 앞에서는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제 유럽이 고민하는 것은 "에어컨을 설치할 것인가?"가 아니라 "폭염으로부터 사람들의 생명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입니다.
기후변화는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과 여행, 그리고 도시의 모습까지 바꾸고 있는 현재의 현실입니다.
참고 자료
- 세계보건기구(WHO) – Heat and Health
- WHO Europe – Heatwaves Overview
- WHO Europe – Heat–Health Action Plans
- Reuters – Europe recorded 10,000 excess deaths during late-June heatwave




